PROFILE

Celeste Marin

2024. 1. 5. 12:41

" 한심하게 울기만 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일이 있을 겁니다. "

 

 

 

 

이름: 세레스테 마린 (Celeste Marin)

막역한 사이에서 부르는 애칭은 ‘첼레’이나,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하데스만이 칭하는 애칭은 '아이페이온'. 줄여서 '아이페'로 부르기도 한다.

동명의 꽃(Ipheion uniflorum)에서 따왔다. 

 

 

종족 / 부족: 미코테 / 달의 수호자

 

 

성별: 여

 

 

나이: 25세 (효월의 종언 메인 스토리 완료 시점)

 

 

생일: 별빛 1월 4일

 

 

수호신: 메느피나

 

 

외형

 

전반적으로 여리고 희미한 첫인상을 지닌 여인.

    

종족 특유의 귀와 꼬리가 눈에 띈다. 새하얀 곱슬머리는 어깨를 덮는 정도까지 내려온다.

역시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는, 왼쪽 눈 아래의 점과 뺨의 문신을 제외하곤 조금의 잡티도 허용하지 않았다.

마냥 가냘픈 생김새에 비하여 볼엔 보기 좋게 살집이 올라 있고, 콧대가 유난히 오똑하고 날렵한 편이다.

입이 상대적으로 자그마하며, 입술은 적당히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날카롭게 올라간 눈매엔 쌍꺼풀이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럼에도 눈과 홍채의 크기가 작지 않아, 존재감은 그다지 흐리지 않았다.

풍성한 속눈썹 틈으로 부족 특유의 검고 동그란 동공을 엿볼 수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왼쪽 눈은 하늘색, 오른쪽 눈은 보라색.

그러나 언뜻 보기엔 분간이 쉽지 않을 정도로 그 색이 매우 옅고 투명하다.

 

언제나 왼쪽 네 번째 손가락에 언약의 반지를 착용하고 있다.

한편, 반대쪽 손등에는 언뜻 보기에 상처와도 같은 검붉은 색의 문신이 존재한다.

달 모양과 아씨엔의 문양을 닮은 그것은, 마법을 사용할 때면 유독 선명한 빨간색으로 빛난다.

그 빛을 통하여, 여인에게 문신을 새긴 장본인을 추측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체형: 150cm / 마른 체형. 볼륨 및 근육이 드러나지 않는 몸매이다.

 

 

목소리

 

여리고 높은 음색.

평소에 입을 열 때면, 일부러 보다 낮은 톤으로 말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발음은 매우 또박또박하고 정확한 편. 언제나 별다른 감정이 실려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누구에게나 경어를 사용하지만, 예외도 있다고. 이를테면, 하데스가 이에 해당한다.

 

 

의상

 

머리: 개척자 리본 (검정색)

상의: 신이슈가르드 유격대 (짙은 파랑)

장갑: 반장갑 (검정색)

하의: 신이슈가르드 유격대 (짙은 파랑)

신발: 신이슈가르드 유격대 (검정색)

귀걸이: 크리스타리움

 

 

성격

 

[ 냉정한 | 정의로운 | 소심한 ]

    

“명백한 용건이 있을 때만 입을 열라고 했습니다.”

    

작고 여린 겉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그녀는 차가웠다.

늘 표정이 없는 낯에는 어떠한 감정도 쉽게 비치지 않았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누구를 대할 때에도 지극히 고요하고 우아한 태도를 유지하곤 했다.

더군다나 말을 부드럽게 하는 것에 영 재주가 없어서 쉽게 적을 만드는 유형.

본인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지만, 여러 오해를 사는 일이 잦았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에서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양심을 거스르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 애초에 타고난 천성이 선했다.

게다가 어린 나이에 특수한 극단 생활을 하며 자연히 타인을 돕는 일을 생활화하게 되었다.

딱히 이런 행위에 보람을 느끼거나 보답을 바라기보다는, 일종의 의무로 느끼고 있는 듯했다.

과연 세계를 구한 빛의 전사에게 어울리는 태도였으나, 종종 측근의 걱정을 사는 편.

    

“...그저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을 뿐이니, 쓸데없는 오해는 사양하겠습니다.”

    

의외로 본성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자존감이 낮고, 수줍음을 잘 타고, 눈물도 잦은 편이었다.

이런 모습을 약점으로 여기는지 남에게 보이기 싫어하여,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하고 채찍질하는 것이었다.

웬만한 사람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 하지만, 그녀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독설과 무표정은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직업: 무도가

 

라비린토스 리틀 샬레이안을 떠나 무작정 림사 로민사로 찾아온 후, 그녀는 한동안 닥치는 대로 잡일을 하며 생활고를 겪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한 여인이 지목되었다. 권력자들은 여인을 믿어 주지 않았으나, 그녀는 특유의 기민함과 민첩함으로 진범을 잡는 것에 성공한다. 누명을 썼던 여인은 사실 라자한에서 찾아온 파르샴 극단의 무도가였으며, 단장 나쉬메라는 세레스테의 재능과 성정을 알아보고 자신의 단원으로 거두었다.

    

그렇게 극단을 따라 세계를 돌아다니는 유랑 생활이 시작되었다. 토텐탄츠의 봉인을 위하여, 각지에서 크리크탄츠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보람찬 일이었다. 그 사이의 그녀는 춤추는 법과 싸우는 법을 배워, 어엿한 무도가로 성장했다. 짧은 수련 기간을 뛰어넘는 재능과 노력이었다. 언제나 춤을 추는 움직임이 단정하고 정확했다. 또한 감정을 극도로 숨기는 평소의 태도와 어울리지 않게도, 그녀의 춤은 사람의 마음을 고양시키곤 했다. 그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차분한 낯으로 격렬하게 춤추는 모습은, 모두의 마음에 어둠이 드리울 틈을 주지 않았다고.

 

최근 들어서는 하데스에게는 흑마법을, 샬레이안 유학을 통해서는 현학을 배우고 있다. 특히 르베유르 가에 홈스테이로 당분간 머무르게 되면서, 아멜리앙스와 부쩍 가까워졌다고 한다. 일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가족으로서의 정을 체험하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법에 대한 재능은 중상 수준이나, 특유의 노력을 통해 뒤늦은 시작을 극복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일상

 

1. 독서를 좋아한다. 책의 종류는 크게 가리지 않는 듯하다.

2. 종종 변장한 상태로, 어려운 이들을 사적으로 도우러 다닌다.

3. 티타임을 즐긴다. 거창한 디저트를 곁들이기보다는, 간단한 방식을 선호한다.

4. 연금술 연구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다.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개인작이 다수 존재하는 모양.

 

 

특기

 

1. 민첩한 몸놀림을 요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특히 발이 가볍고 빨라, 파쿠르에 능하다.

2. 연금술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 독서를 생활화한 탓도 있지만, 모든 생물이 모여드는 라비린토스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것이 주요 근간이 되었다. 차기 연금술사 길드장으로 추천되고 있으나 본인은 직책에 큰 흥미가 없어 보인다. 당사자의 말에 따르면 그 자리에는 현 길드장 세베리안만한 인재가 없다고.

3. 머리가 좋고 관찰력이 뛰어나,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때 쉽게 익힌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승부욕 때문일지도 모른다.

 

 

출신지: 샬레이안 (라비린토스 - 리틀 샬레이안)

 

 

호불호

 

좋아하는 색: 파란색

 

좋아하는 음식: 딱히 없다. 샬레이안 출신답게도 영양소만 섭취할 수 있다면 맛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한다. 웬만큼 맛없는 음식이더라도 가리지 않고 먹지만, 본래 입이 짧아서 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식사를 귀찮아한다. 게다가 그동안의 경험 탓에, 신뢰할 수 없는 타인이 주는 음식은 꺼린다고. 동거 후로는 보다 못한 하데스가 식사를 챙겨 주고 있다.

 

좋아하는 동물: 가리지 않고 모두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작고 어린 동물을 다루는 것은 두려워한다.

 

좋아하는 장소: 바닷가. 라비린토스를 나와 처음으로 본 샬레이안의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워 첫눈에 반했다.

 

그 외 좋아하는 것: 서늘한 날씨, 흥미로운 책, 막역한 지인과의 시간

 

싫어하는 것: 무례함, 부정의, 외로움

 

 

약점

 

1. 주량이 약한 편이다. 적은 양의 술로도 쉽게 취해 버린다. 감정과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는 주사 때문에, 스스로도 술을 접하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

2. 요리를 굉장히 못한다. 식재료의 맛과 종류에 흥미가 없으며, 자연히 조리법에도 무지하다.

3. 심미안이 부족하여 사물의 미추를 가리기 어려워한다. 때문에 옷을 고르거나 제작을 할 때,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아젬 설정

 

 

 

영혼의 색은 선명하게 타오르는 파란색.

 

본명은 소테리아(Soteria)이며, 애칭은 ‘리아’이다.

고대인 여성 중에서도 상당한 장신(현대인으로 치환할 시 약 170cm)이다.

건강하고 유려한 곡선이 매력적인 몸매를 지녔다. 그에 비해 이목구비는 꽤나 귀여운 편.

곧게 뻗은 짙은 흑색의 단발 아래로 흰 목선이 드러나 있었다.

쌍꺼풀이 진 둥근 눈매에는 언제나 웃음이 함께했다. 눈동자의 색은 선홍색.

표정에서 드러나는 바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소유자.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사랑하며 소중히 여겼다.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스승 베네스.

또한 휘틀로다이우스의 친우이자, 하데스의 오랜 첫사랑이자 짝사랑 상대이다.

하데스와의 첫 만남은, 어린 시절 교육기관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참에 우연히 그를 만나 도움을 받은 것.

이후 귀찮아하는 하데스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어 반강제로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훗날 후대 아젬의 자리에 그녀를 추천한 것도, 당시 먼저 에메트셀크의 자리에 올랐던 하데스이다.

이래저래 피곤한 면이 많은 성정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자리에 적격일 인물이라고.

 

본인 역시 오랜 친구인 하데스에게 연정이 있었으나, 이를 자각하지 못 한 채 종말을 맞게 되었다.

자신과 뜻을 달리한 친구들에게도 환하게 웃어준 것이 마지막 모습이다.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다닌 점에서, 지금의 세레스테와 비슷하다.

 

 

서사

 

라비린토스의 리틀 샬레이안 출신. 샬레이안의 달 이주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또한 이를 위해 연구원으로서 라비린토스에서 생활하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다. 세레스테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도선(이후 ‘효월의 종언’ 시점에서의 라그나로크의 근간이 된다.) 개발 작업 중 아버지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다. 이후 어머니는 자신이라도 어린 딸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해당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된 나머지 목적이 전도되고 만다.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어린 세레스테는, 홀로 방치되어 책만 읽던 날이 대부분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프로젝트에 눈이 먼 것이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이 사정을 알 리가 없었다. 이유 모를 사명감에 불타는 마을 어른들 사이에서, 본래 여린 성격을 타고났던 아이는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이 라비린토스를 떠나 바깥세상을 보고 싶다는 욕망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열여섯 살이 되던 해, 결국 그녀는 남몰래 집을 나와 라비린토스를 떠났다. 소심한 성정을 떠올려 보면 의외인 결정이었으나, 그만큼 이대로는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던 모양이다.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림사 로민사로 향했으나, 당시 에오르제아는 제7재해를 겪은 지 오래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어린 아이(물론 샬레이안 기준으로는 성인)가 혼자 살아남기엔 몹시 열악한 환경이었다. 가뜩이나 말투와 행동이 거친 해적의 도시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세레스테는 더욱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모진 언어와 표정을 익혔다.

    

약 두어 해 정도를 그렇게 닥치는 대로 잡일을 하며 버텨내다, 모종의 이유로 파르샴 극단에 합류하여 본격적인 유랑 생활을 하게 된다. 단원들은 모두 그녀를 진심으로 아껴주었기에, 지금까지도 내심 극단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고 있다. 이름 앞을 따온 '첼레'라는 애칭도 그들이 지어준 것. 이후 그녀가 제법 괜찮은 실력의 무도가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극단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으나, 보다 많은 사람을 돕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때였다. 그렇게 그녀는 정든 극단을 떠나, 진정한 ‘모험가’로서의 여행을 시작한다. (이후 신생 및 창천 메인 스토리 진입)

    

사실 갓 모험을 시작한 스무 살 무렵의 세레스테는 지금보다 많이 풀어진 모습이었다. 무표정한 낯으로 마음에 없는 독설을 하는 것은 같았으나, 적어도 필요할 때는 솔직할 줄 알고 어린 나이다운 면모도 보이곤 했다. 몇 년간의 극단 생활이 그녀를 많이 다독여 준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슈가르드로 망명하게 되고, 또한 동료들을 여럿 잃으며, 마음의 문을 예전보다도 더욱 닫게 되었다. 이때부터 영웅의 삶에 짙은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이후 홍련 메인 스토리 진입)

    

이 무렵의 세레스테는 자신의 몇 안 되는 소중한 사람, 단원들과 혈맹원들에게까지 선을 긋기 시작했다. 영웅으로서의 삶을 멈추기엔 너무 멀리 왔으니, 또다시 누군가를 잃더라도 상처받고 싶지 않아 발동한 일종의 방어기제였다. 외부인이 보기에는 여태까지와 큰 차이가 없는 냉랭한 모습일지 몰라도, 그녀와 가까운 사람들은 자신들에게서 정을 떼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스스로가 자처한 고립이었으니, 도마와 알라미고를 해방시키는 큰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그녀는 지독히 외로웠다. 더는 진정으로 남을 돕고 싶어서 돕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자신을 대체할 존재가 없어서 사명감에 움직일 뿐이었다. (이후 칠흑 메인 스토리 진입)

    

제1세계로 온 후, 동료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하며 그들이 자신에게 생각보다도 중요한 존재였음을 자각한다. 그들을 하나씩 재회할 때마다 내심 진심으로 기뻐하는 스스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때 에메트셀크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데, 그녀 입장에서는 당연히 첫인상이 대단히 좋지 않았다고. 더군다나 에메트셀크는 세레스테의 여린 본성과 함께, 이를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첫눈에 꿰뚫어보고 조롱했다. 아주 오랜 시간을 연기하며 살아온 그의 연륜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 입장에서는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보인 셈이기에, 더욱 그가 기꺼울 리 없었다.

    

여행이 계속되며 하이델린과 조디아크의 비밀을 알게 되었음에도, 그녀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어쨌든 자신은 지금의 세계를 지켜야 하는 사명에 묶여 있었기에, 이를 방해하는 존재를 물리쳐야 했다. 때문에 하데스를 쓰러뜨리던 순간에도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영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아젬의 크리스탈을 이용하여 그의 도움을 받던 때에도, 어지간히 미련뿐인 사내가 제멋대로 벌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가 자신을 바라보며 줄곧 다른 존재를 투영했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로 불쾌했다. (이후 효월 메인 스토리 진입)

    

하지만 자신을 기억하라는 유언과, 마지막으로 웃어주던 모습만은 쉽게 잊히질 않았다. 스스로도 도저히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엘피스에서 하데스와 재회한 순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이미 그를 연모하고 있었다. 휘페르보레아 조물원에 돌입하기 직전, 세레스테는 어떤 대답도 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어차피 과거를 살고 있는 그와, 현재로 돌아가야 하는 자신 사이에는 다시는 어떤 접점도 없을 테니 낼 수 있던 용기였다. 실로 오랜만에 행한 ‘영웅답지 않은 일’이었다.

    

샬레이안에 머물고 달 이주 프로젝트에 대한 진실을 알아가면서, 세레스테는 자연히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이후 오랜만에 만난 마을 사람들에게서 어머니가 그토록 기형적으로 일에만 열중한 이유는 오직 자신이었으며, 영웅이 된 딸을 몹시 자랑스러워했다는 것을 전해듣는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뒤늦은 죄책감과 그리움에 병을 얻어 이미 세상을 뜬 후였다. 세레스테는 홀로 조용히 그녀의 묘를 찾아가 명복을 빌었다. 물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애정을 이제야 알았다고 해서, 어린 시절의 오랜 상처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후 울티마 툴레에서 동료들을 하나씩 떠나보낸 세레스테는 그동안 애써 그들과 거리를 두던 것을 절실히 후회한다. 언젠가 헤어지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때까지는 관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긴 여행의 막바지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는 보다 나중에 세레스테가 희미하게 웃으며 종언의 결전 앞에서 모두를 귀환시키고, 홀로 전투에 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세레스테는 아젬의 크리스탈을 사용하여, 하데스와 휘틀로다이우스를 소환해 최후의 도움을 받았다. 모든 기억을 되찾은 하데스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세레스테를 다정하게 위로한 후, 별바다로 돌아가게 된다. 지금의 세계를 살고 싶지는 않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 모습에 그녀는 차마 하데스를 붙잡을 수 없었다. 또한 역시 이것이 옳은 결말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신의 바람을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이후 효월 메인 스토리 종료)

    

세상은 드디어 평화를 얻었다. 그동안 무심하게 대했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진심을 전할 만한 여유가 생겼다. 모든 것이 그렇게 일상을 되찾고 있었으나, 그녀는 정말로 구하고 싶던 사람을 구하지 못 했다는 생각에 극도로 괴로워했다. 어떻게든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는 사랑을 처음 겪은 자의 객기였다. 간신히 잠들고 나면 매번 그의 모습이 꿈에 나왔으며, 종일 멍하니 울기만 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이것이 그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며, 영웅이 할 만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데스를 다시 자신의 앞에 소환한다.

    

한편, 별바다에서의 하데스는 그녀가 극도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때문에 한순간에 소환이 되었음에도 그리 놀라는 눈치는 아니었다. 고작 이것이 영웅님의 선택이냐며, 자신의 뜻을 무시한 그녀를 조롱하려고 했는데 쉽게 입이 열리지 않았다. 울먹거리면서 다짜고짜 어설프게 입을 맞춰오는 그녀를 내칠 수도 없었다. 자신이 사랑한 것은 분명 아젬이지, 이 영웅은 아니라고 회피하던 하데스는 혼란스러웠다.

    

이후 세레스테는 그에게 잠시만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의 뜻에 따라 미련 없이 보내주겠다는 말과 함께였다. 하데스가 '일 년'을 조건으로 이에 승낙하면서 기묘한 형태의 짧은 동거가 시작되었다. 친구도 연인도 아닌 이 관계에서, 세레스테는 감정을 애써 정리할 것이고, 하데스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비록 이따금씩 포옹과 입맞춤을 나누고, 매번 한 침대에서 잠드는 이상한 사이일지라도 말이다.

 

 

하데아이 (Hadei)

 

그를 별바다에서 소환한 뒤에도 세레스테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오히려 인생 내내 억누르고 살던 감정이 점차 깨어나게 된다. 하데스 또한 본인의 마음을 직시하고,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한 후 고백한다. 성사 후 세레스테는 그를 '하데스'라고 부르며, 더는 '에메트셀크'라고 칭하지 않는다. 반대로 하데스가 그녀를 부르는 이름은 '아이페이온'이며, 줄여서 '아이페'라 하기도 한다. 단, 해당 호칭들은 타인과는 공유하지 않는다.

 

둘만의 언약식 후 세레스테의 자가(지고천 거리에 위치한 대형집. 창천 메인 스토리 전후로 잃은 동료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해당 거주구를 택했다.)에서 여전히 동거 중이다. 둘 중 먼저 청혼한 쪽은 세레스테였다. 세레스테가 죽은 후에도 그녀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이며, 설령 혼이 스러진 후에도 영원히 기억하며 살아가겠다는 그의 약속을 들은 후, 망설임 없이 순정의 반지를 건네게 되었다고.

 

이후 하데스는 세레스테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세계에 흩어져 있던 동일한 혼을 가져와 그녀에게로 합치게 된다. 해당 세계에서 부조리하게 고통받던 약자들을, '가장 오래된 마도사'의 힘으로 구원하는 것을 대가로 한 계약이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위해 누군가를 희생하는 것 자체에 격렬하게 반대한 세레스테였으나, 그가 자신을 잃고 슬퍼하게 될 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하여 결국 이를 허락하고 만다.

 

그러나 이는 세레스테가 '완전한 존재'가 될 때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런다고 해서 그녀는 하데스가 사랑했던 과거가 되는 것이 아니며, 그 자체로 그리던 미래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언젠가 세레스테가 숨을 거두면, 하데스는 환생하여 돌아온 존재들에게 그녀의 기억을 새긴 크리스탈을 전해줄 것이다. 허나 어느 순간부터는 온전한 '아이페이온'의 기억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해당 행위를 중지한다. 혼의 새로운 소유자를 찾아가 지속적인 도움을 주되,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행하진 않을 것이다.

 

서로에게 꾸며내지 않은, 가장 날것의 모습을 보여도 되는 유일한 상대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연기하며 살아왔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다가 마침내 재회한 관계이다. 또한 연정에 있어서 세레스테는 처음을, 하데스는 마지막을 상대와 교환했다고 할 수 있다. 하데스는 불완전한 생명의 유한함을 알기에 더는 후회가 없도록 그녀에게 더욱 다정하게 행동하고, 세레스테는 그에게만은 솔직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나름대로 서로 노력하고 있다.

 

서로를 잃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결핍을 극도로 두려워 한다. 세레스테는 하데스가 자신을 두고 떠나는 것을, 하데스는 세레스테가 자신을 두고 죽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가정한다.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건조하고 무덤덤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리 건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관계. 하지만 하데스에게 그녀는 지금의 세계에 영원히 머물 유일한 이유가 될 것이고, 세레스테에게 그는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서 사는 법을 알려 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세레스테는 하데스가 '에메트셀크'로서 했던 악행을 결코 긍정하지 않는다. 그를 사랑하는 것과는 철저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신에 그가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를 해쳐온 만큼, 자신은 그보다 많은 사람과 세계를 구원하기 위하여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이것은 세레스테의 새로운 목표이며, 일종의 책임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데스는 그녀가 앞으로도 이처럼 영웅으로서의 길을 걷는 동안 '영원한 동반자'로서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