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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2
2025. 1. 22. 20:59퇴사했다! (사실 정식으론 내일이다.)
입사 초부터 상사와 미묘하게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다.
꽤나 장기간의 문제였어서 어디서부터 짚어야 할지도 감이 안 온다.
굳이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내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해도 안 좋게 본다? 정도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부분은 틀렸으니 수정이 필요하다는 상호 피드백을 감히 자신을 비난한다고 생각하고 상처를 받거나,
이 파트는 다루는 내용이 지엽적이라 추가 문제를 출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자기가 쓴 교재가 별로라는 말로 알아듣거나,
...뭐지? 훨씬 더 많은데 세세한 일이다 보니까 글로는 정돈이 안 된다.
그것 말고도 1년차도 안 된 신입을 불러다가 무리하게 중간직을 맡겨 놓고 자기 성에 안 찬다고 맨날 혼낸 거라거나,
둘이서 해결할 수 있는 오해인데 뒤에서 팀장님을 소환하여 자신에게만 유리하게 판을 만든다거나,
...솔직히 당한 게 너무 많은데,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 어느 정도는 이러고 사는 거 알아서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지금 아프다고 핑계대냐는 건 심했어.
그렇지만 후배랑 비교하면서 너는 왜 이러냐고 이러는 건 심했어.
그렇지만 내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심했어.
나는 언제나 내 잘못, 문제, 실수에 대해선 겸허히 혼났어.
애인한테조차도 억울하단 소리를 안 하고 일했어.
오늘도 당연히 혼날 건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나를 깎아내리고 내 말을 듣지 않을 줄은 몰랐어.
나는 내 성격에 누군가와 싸울 수 있을 줄 몰랐어.
우리 사이에 소통 문제로 크고 작은 오해가 많은 것 같다고 시작한 말이 서로 이렇게까지 나쁘게 끝날 줄도 몰랐지.
그럼에도 나는 그 사람처럼 못할 말은 하지 않았어.
지금과 같은 인상으로 계속해서 저를 보신다면 제가 여기서 더는 일할 수 없다고 했고,
계속 막말을 하시는데 퇴사 여부를 말씀 드린 이상 제가 더 이상은 이런 발언을 들어 드릴 이유가 없다고 했을 뿐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기분이 더럽지...
내가 정말 나쁘고 못되고 한심한 사람이 된 것 같고.
한뉘 덕분에 오는 내내 참았는데 이제야 좀 울 것 같다.
그렇지만 나 정말 열심히 했어.